라이딩 명언 04 (산악라이딩을 준비하는 님들에게..) - 펌 -
1. 산악 라이딩 번개가 있는데 가봐야 할까?
자전거로 출퇴근만 하시던 분들의 경우 왜 무거운 산악자전거를 낑낑거리며 산에 끌고갈까? 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그러다 막상 산악번개 사진을 보면 괜히 필~~~ 이 꼽히곤 하죠.
번개를 보고 가볼까? 말까? 고민을 한참 한 끝에 결국 '내가 가면 민폐만 될것 같다' 라는 생각에 많이 포기를 합니다.
특히, 산악번개 사진을 보면 자전거나 복장이 한눈에 보기에 선수급이란 선입견을 많이들 하게 됩니다.
도로에서 보던 것과는 또 다른 모습에 괜히 주눅이 들기도 하죠.
그런데 초보 산악번개 나와보시면 항상 처음 산에 오신분들이 한두분 이상은 꼭 있습니다.
심한경우 자전거 구입한지 1주일 됐다는 분들도 계십니다....
단순히 번개후기 사진만 보고 미리 선입견을 갖지 않아도 됩니다 ^^;
도로와는 다른 환경이기에 복장, 장비 등 만반의 준비를 한 것이지 실력과 장비는 별개입니다.
2. 그렇다면 나는 과연 산에서 탈 수 있을까?
한강 자전거 도로에서 시속 30km 이상으로 속력을 낼 수 있는 체력의 소유자는 산에서 잘 탈까요?
같은 환경이라면 한강에서 속력 빠른 분이 잘 탈 수 있을겁니다.
그러나 산악라이딩은 속도의 측면 보다는 컨트롤과 끈기가 필요한 운동입니다.
빠른 속도에서는 자전거의 균형을 유지하기 쉽죠.
산악업힐의 경우는 기어를 최대로 낮추고 핸들이 들썩들썩 들리고,
나무뿌리나 돌멩이, 빗물에 쓸린 웅덩이를 요리조리 피하기 까지 해야 합니다.
나무뿌리를 수직으로 넘지 못하고 비스듬하게 밟으면 바퀴는 그대로 미끄러집니다.
빗물이 흐른 작은 고랑에 바퀴가 빠지면 빠져나오질 못합니다.
즉, 산악라이딩의 업힐은 느린 것과의 전쟁입니다.
제주에 거주하신다면 무수천에서 산록도로(해안동)를 오르세요.
그곳을 오르려면 낮은 기어비가 필요합니다. 아주 느린속도로 업힐을 해야 하죠.
도로라이딩 임에도 불구하고 산악라이딩과 가장 유사한 훈련입니다.
도로에서 오래 꾸준히 타신 분들이 산행에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면
저도 그랬듯이 낮은 기어비에 익숙하질 않습니다.
대부분의 초보들이 기어를 낮추지 않고 댄싱을 하면서 힘으로 오르려 합니다.
몇 발자국 가지 못해서 픽 쓰러지죠....
반석아파트 깔딱고개를 오르세요.
초입에서부터 쉬지않고 깔딱고개를 오르시면 됩니다.
깔딱고개는 힘도 들지만 핸들이 들리는 산악라이딩의 기본을 배울 수 있습니다.
안장의 앞으로 엉덩이를 당기고 낮은 기어비에서 페달링을 하면서 핸들이 흔들리지 않고
업힐하는 방법과 한번에 깔딱고개를 오를 정도로 익숙해졌다면 임도와 아기자기한 산행에는 충분합니다.
산행의 핵심은 낮은 기어비에서의 빠른 페달링을 유지하면서
업힐에서 핸들이 들썩거리지 않고 느린속도로 인내하며 오르는 것으로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3. 오르면서 배우는 것들.....
깔딱고개와 서우봉, 각시바위 길을 오르면서 저와 같은 느낌을 받으신 분들이 계실거라 믿습니다.
"처음엔 타는 듯이 죽을 것 같더니 참고 오르다 보니 엔진업이 됐다" 느껴보신 분 없나요?
처음 업힐을 만나면 내리고 싶고 미칠 것 같은데
죽기살기로 속도에 연연하지 않고 업힐을 하다보면
깔딱고개 중턱쯤에선 힘은 들지만 처음처럼 미칠 것 같지도 않고
한번 가보자 하는 오기도 생기면서 자신도 모르게 타면서 체력이 솓구치는 경험을 하게됩니다.
산행도 마찬가집니다...
처음 나온 초보지만 산능선을 하나 넘고나서는 곧바로 실력이 향상됩니다.
인간의 놀라운 적응력이라 생각합니다.
처음엔 힘으로만 오르려 하다가 그렇게 힘들게 오르는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업힐의 요령과 방법을 습득하게 됩니다...
실제로 체력이 향상된게 아니라 나도 모르게 내 몸이 방법을 습득한거지요.
특히 초행의 경우 코스를 알 수 없기에 막막합니다.
어디까지 힘을 내면 될지 알면 체력안배가 되는데 코스를 모르니 앞이 안보이는 거지요.
결국 처음간 산보다는 여러번 간곳이 자신의 체력안배를 할 줄 알기에 좀더 편해집니다.
인생이 그러하듯이 산악 라이딩도 힘든 업힐이 있으면 신나는 다운힐이 있습니다.
지독한 고통이 인간의 뇌에 흥분물질을 분비시키기에 죽을 것 같은 업힐에서 자신의 인내력을 테스트해보고,
그에 대한 보상으로 신나는 다운힐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운힐에도 역시 필요한 기술이 있습니다.
4. 내려가기 전에 배워야 할 것들....
업힐에서는 넘어져도 크게 다칠 일은 거의 없습니다.
워낙 느린 속도에 언제든 내릴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운힐은 사정이 다릅니다.
업힐에선 자신과의 싸움이지만 내리막에서는 장애물과의 싸움입니다.
여러번 온사람도 마찬가지지만 초행의 경우는 더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중간중간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신난다는 기분에 앞서
머리를 계속 굴리고 빠른 상황 판단이 필요한 것이 바로 다운힐 입니다.
몇가지 위험 구간의 예를 들어 볼까요?
등산객은 움직이는 장애물입니다.
신나게 다운힐 하다가 등산객을 마주치면 대인사고를 피하기 위해 라이더가 다쳐야 합니다.
나무나 돌은 그자리에 있지만 등산객은 내가 피하려는 곳으로 피하려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다운힐 할 때는 등산객의 유무를 주의하셔야 합니다.
등산객에게 위협을 주게되면 '산악자전거 입장금지' 팻말이 붙을지 모르니
무조건 양보도 중요하구요.
등산객이 비켜주면 고맙단 인사를 해주는 센스도 필요합니다.
싱글코스 등을 보면 나무뿌리가 노출되어 있는 곳이 아주 많습니다.
나무뿌리는 아주 미끄럽기 때문에 수직으로 통과해야 합니다.
비스듬하게 지나가 바퀴가 나무뿌리에 닿으면 미끄러져 버리기에 아주 위험합니다.
비가 오거나 하면 코스의 중간에 빗물이 지난 작은 고랑이 생기게 되는데
이곳 역시 바퀴가 빠지면 빠져나오기 어렵습니다.
특히 앞바퀴가 들어간 경우 벗어나기 어렵기에 핸들조작이 어려워 넘어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업힐을 마치고 내리막길을 보면 어떤 산의 경우는 경사가 아주 심한 경우가 있습니다.
자신이 실력을 냉정히 평가해야 합니다. 타고 내려갈 것이냐? 포기하고 끌바할 것이냐?
옆에서 누가 부추긴다고 모험을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옆사람이 대신 다쳐주거나 치료비 물어주지 않습니다.
자신의 실력을 냉정히 평가하고 위험하다 싶으면 끌바하세요.
- 위에 언급한 것 외에도 사고의 위험은 아주 많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고의 위험을 예방하고 좀더 안전하게 다운힐을 할 수 있을까요?
첫째,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합니다.
다운힐은 말 그대로 속도와 테크닉을 모두 즐기는 신나는 라이딩 입니다.
반면 속도가 있기에 그만큼 한번 코스를 잘못 들어가면 사고가 나기 쉽습니다.
이런 사고를 방지하려면 다운힐 하면서 좀더 멀리 길을 보고 내가 어디로 지나야 할지 미리 머리로 그림을 그리면서 봐야 합니다.
자동차로 도로주행시 앞차의 후미등만 보고 가면 사고가 나듯이
좀더 멀리 보고 먼곳의 신호등을 보고 예측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둘째, 속도의 제어입니다.
아무리 머릿속에 자신이 지날 길을 미리 봐두고 준비를 했더라도
속도가 너무 빠르면 산악특성상 조향이 쉽지 않습니다.
특히 오프로드에서는 핸들링 조작보다는 기울이거나 자전거를 기울여 회전하는 기술을 많이 쓰기에
회전반경이 아주 큽니다.
또 하나는 스탠딩입니다.
다운힐 전, 등산객, 장애물을 만났을 때 1-3초 정도는 잠깐 자전거를 멈출 수 있는 스탠딩이 필요합니다.
출퇴근 하시면서 신호등 기다릴 때, 장애물 만났을 때 잠깐 잠깐 정지할 수 있는 스탠딩 연습을 하세요.
고수들처럼 한참동안 멈출 필요는 없습니다. 2-3초 정도만 스탠딩 할 수 있다면 충분합니다.
셋째, 장애물 통과입니다.
위에 언급한 나무뿌리, 돌, 물에 패인 고랑.......
이런 것들은 비스듬히 지나게 되면 자빠링의 원인이 됩니다.
즉 수직으로 들이밀어야 합니다.
속도를 줄이면 턱~~ 하고 걸려 앞바퀴가 아예 멈춰버릴 수 있습니다.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있을 정도의 최소한의 속력을 유지하여 지나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인도턱을 넘는다고 가정할 때 너무 느리면 핸들컨트롤 하기가 힘들어 뒷바퀴가 인도를 못넘어 올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산에서 장애물을 지날 때 흔히 하는 말로 ' 들이대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들이대면 속도에 의해 그냥 통과가 가능합니다.
주의할 것은 되도록 수직으로 통과 해야 하는 것이지요.
5. 무엇을 달고 무엇을 떼어내야 하는가?
클릿 페달의 경우 자신의 여건에 따라 다릅니다.
다만 아주 작은 위험이라도 줄이기 위해 평페달 중에 좋은 것을 권장합니다.
클릿이 업힐에서 좋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다운에서 위험한 것 역시 사실입니다.
실제로 저도 가끔 겪는데 다운힐 중 급경사, 장애물이 많은 곳에서는 항상 고민을 합니다.
클릿을 끼우고 들이대볼까? 클릿을 빼고 지나갈까?
그런데 이 둘 모두 문제가 있습니다.
클릿을 끼우고 다운힐 할 경우 자전거와 일체감이 되는 것은 좋으나 자빠링시 자전거를 쉽게 버릴 수 없기에
사고발생시 좀더 큰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클릿을 뽑고 다운힐 하는 경우 잘 아시겠지만 클릿신발의 밑창은 딱딱하고 ,
클릿페달은 대체로 좁고 미끄러워 자전거가 통통 튀다보면 발이 페달에서 벗어나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려가면서 조마조마 하게 발을 페달에 고정시키기가 무척 어렵지요.
가끔 난코스나 위험스런 코스를 지날 때 항상 고민을 하고 또 다운힐을 하면서도
뺄까, 끼울까 고민을 계속 하게 됩니다.
초보라면 좋은 평페달과 더불어 궁합이 좋은 등산화 스타일을 신으시는게 좋습니다.
산에 오면서 라이트와 후미등도 모두 달고 오시는 분들 계십니다.
물론 장착해도 무방합니다.
다만 과격하게 탈 경우 이녀석들이 중간에 제자리에 있지 않고 가출(?) 해버릴 우려가 있으므로
집에 두고 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야간라이딩이 포함된다면 들고 나오셔야죠.
6. 무엇을 가지고 갈 것인가?
본인이 진정한 초보라면 자신의 안전장비와 물만 챙겨도 충분합니다.
이미 다른 분들이 펌프, 펑크패치, 구급약, 휴대공구 등은 들고 왔을 겁니다.
두세번만 따라가다 보면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 알게 됩니다.
하지만 꼭 챙겨야 하는게 있습니다.
산은 산입니다... 도로가 아닙니다.
헬멧, 고글, 긴장갑, 물, 비상금, 휴대폰... 이정도는 필수로 챙기셔야 합니다.
추가 필수 장비로는 역시 정강이 보호대 및 팔꿈치 보호대입니다.
그리고 빼먹은게 있는데....
반드시 배낭을 메고 산행하시기 바랍니다.
산악라이딩에서 배낭은 단순히 짐을 넣는 것 외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다운힐 중 흔히 한바퀴 굴러 엉덩이나 등이 땅에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이때 배낭이 척추와 허리를 보호해주는 보호대 역할을 합니다.
배낭에 물백을 넣어 다닌다면 더 좋은 허리보호대 역할을 할 수 있겠죠?
산악라이딩에서 배낭은 짐가방 이상의 보호대 역할을 합니다.
산악자전거에서 배낭은 낙하산입니다...
산에서 넘어질 경우 도로와 달리 일정하게 자빠지기 어렵습니다.
특성상 한바퀴 구르거나 여기저기 땅과 키스를 해야 합니다.
인체부위 중 튀어나온 무릎, 팔꿈치는 산에서 돌맹이와 키스하기 좋은 부위입니다. 또 아프기도 하지요...^^
보호대는 다이네스, 폭스 등의 고가 보호대가 있으나 사용해본 결과로 봐서는 저가형이나 별반 차이 없었습니다.
비싸도 더울땐 땀이 줄줄 흐르고 ...신체에 잘 맞는다면 저렴한거 있으시면 됩니다....
중요한건 신체에 잘 밀착되어야지 페달핑 하는데 휙휙 돌아가는 큰사이즈 착용하시면 막상 자빠링시 보호를 못해줍니다.
인라인 보호대도 괜찮습니다(저는 실제로 팔꿈치는 인라인 보호대 씁니다)
보호대가 반드시 자빠링에서만 보호하는건 아닙니다.
산의 싱글코스는 좁기 때문에 나뭇가지에 자주 걸립니다.
이때 정강이가 나뭇가지에 쓸리거나, 얼굴을 나뭇잎으로 얻어맞기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글과 보호대가 절실합니다.
풀페이스 헬멧도 좋습니다. 가볍고 뽀대도 나고 보호도 확실하고....비싼게 흠이지만.... ^^;
반장갑 보다는 덥더라도 긴장갑이 필수입니다.
초행인경우 충분한 물을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아침 나오기전에 물백에 얼음 두판정도 넣어주고 물채우면 종일 시원하게 마실 수 있습니다.
저는 약간의 설탕과 소금을 넣기도 합니다만 소금을 넣으면 물맛이 없기에 다음부터는 안넣으렵니다..ㅜㅜ
근데.. 소금넣어서 물맛이 없으니깐 잘 안먹게 되어 오랫동안 마실 수 있는 장점은 있습니다 ^^
산에서 펑크가 나면 일행 모두가 멈춰야 합니다.
따라서 펑크패치로 불가능한 심각한 상황에 대비해 예비튜브를 챙기시는 것도 좋습니다.
특히 산에서 고장발생시 그날의 산악라이딩은 종료됩니다.
혼자만 버려두고 떠나는 팀은 별로 없을 겁니다.
따라서 일행의 산악라이딩 중단 사태가 없도록 라이딩전 자신의 자전거를 철저하게 점검하고
손질하는 자세도 중요합니다.
또 하나 중요하게 산악번개시 가져가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마음가짐입니다.
주변의 부추김에 무리하여 다운힐 하지 말고 자신의 실력대로 타야 합니다.
그리고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여러명이 번개를 갈 경우 항상 시간이 지연됩니다.
10명이 가기로 했는데 1명이 늦게 나오면 9명이 기다려야 합니다.
출발시간은 되도록 지켜주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혼자서 또는 두세명이 타면 짧은 시간에 제대로 탈 수 있습니다.
반면 여러명이 타면 두배 이상의 시간이 걸립니다.
중간휴식이 잦고, 초보 인솔하고, 수다떠는 시간도 길어지고, 시간약속을 잘 안지켜 모든 일정이 지연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조촐한 번개와 다수의 번개시에 따라 시간여유를 충분히 감안해야 합니다.
두세명이 나오면 오전에 예정된 코스를 돌 수 있지만 10명쯤 된다면 오후나 되어야 점심 먹으러 갈 수 있을 겁니다.
이점 감안 하셔야 합니다.
미리 생각을 해둔 것도 아니고, 어디에 정리를 한것도 아니고
그냥 생각나는 대로 적어서 빼먹은 것, 쓸데없는 것도 많을 듯 합니다.
산에 가보고 싶은 초보분들은 한번 가볍게 읽어 보시고
산에 가기전에 연습을 해두시면 쉽게 적응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인터넷 펌글 입니다...)